[중앙시장]이성주·이세희 삼색칼국수 20년

요리사 호준 아들에게 “마음이 안정돼야 일류 요리사”

칼국수를 20년째 우려낸 이성주(64), 이세희(58) 부부를 지난 3일 만났는데 서호시장 우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서또순(55) 씨와 야솟골 마을 이웃으로 서민음식인 칼국수와 우짜 요리사 자웅을 겨루고 있다.

출근 시간은 오전 11시이지만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손님이 있으면 받고 없으면 곧장 저녁이 있는 삶이다. 단체 손님이 몰려드는 것도 고개를 절래 절래, 널리 알려지는 것도 손사래를 치며 웃는데 욕심없는 상인의 진심 어린 바람이었다.

삼색칼국수의 삼색은 시금치의 파란, 당근의 빨간, 칼국수의 흰 반죽을 의미한다. 칼칼한 국물 맛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한 그릇에 4,000원. 디포리로 진한 맛을 내고 다시마 육수도 한 몫 한다.

부인 이 씨에게 남편은 지고지순하고 설거지와 심부름 동시에 해주는 보디가드란다. 대화 도중에도 부인 이야기에 맞장구를 친다.

부인 이 씨는 “손님이 없으면 퇴근해버리는 철저한 개인주의 식당 사장인데 재미난 일들이 많잖아요, 산도 오르고 산양스포츠파크 산책도 하면서 오순도순 살고자 해요.”라고 했다. 분이분식, ‘분이’ 유래는 딸에게는 솔직히 미안한 단어란다. 슬하에 딸이 둘, 아들이 하나인데 둘째를 가졌을 때 아들이기 기원했지만 ‘분이’라는 애칭을 꾸준히 써왔기에 인지도가 오래돼 지금도 쓰고 있다.

또 “단체 손님이 와도 칼국수 해주기 싫은 날은 받지도 않는 맛집이다. 기사 나가는 것도 지금도 충분하니 정중하게 거절한다”며 웃음도 전한다.

부인은 욕지도, 남편은 연대도, 21세 꽃다운 나이에 욕지도 아가씨가 연대도 총각에게 시집을 갔다. 연대도 이야기가 나왔기에 마침 중앙동 SK 대상대리점을 운영하는 서한석(35)씨가 삼색칼국수를 찾았고 부친인 서태석씨 이야기로 동심으로 돌아갔다. 동향이기 때문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칼국수가 효자 상품이다. 섬의 총각 처녀가 만나 셋방살이를 벗어났고 어엿한 집과 보물을 닮은 2세들이 있기에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아들 이호준(33)씨도 요리사이다. 청운대 요리학과를 졸업하고 한식, 중식, 양식을 배워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귀향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아들에게 전하기를 “음식 맛은 정성이 중요하지만 요리사의 기분에 따라 맛이 바뀔 수 도 있으니, 진실하게 초심 잃지 말라”고 지면을 빌려 당부했다.

칼국수는 서민음식이라, 바쁜 중앙시장 상인들과 오가는 행인들, 손님들로 인해 분주하고 식사 시간 거른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삼색칼국수는 함께 또는 홀로 와도 좋다. 반찬은 단 두 가지. 무우 무침과 김치뿐이다.

그만큼 통영 특유의 까칠(?)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따뜻한 정은 칼국수 맛에 오롯이 담겨 있다. 지리산에 위치한 성불정사 암자에 자주 방문한다. 055)648-1668

홍경찬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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