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맛에 시락국 시도, 서호시장 시락국 골목 새 터전
손님 위한 서호시장 식재료 구하는 즐거움이 삶의 행복

아내 임관순(58)씨는 하동군 하계가 고향이다. 지난 1978년 23살에 남편 정남도(59)씨를 만나 통영에서 결혼했다. 당시 임씨는 통영 당동에 위치한 어망공장을 다니던 아가씨였고, 남편은 아내의 퇴근 시간에 맞춰 아내를 만나기 위해 출근하던 열애 시절을 회상했다.

남편 정씨는 “아내를 기다리던 1970년 말 어망공장 퇴근 시간이 내 삶의 최고 설렘이었다”며 웃었다. 전화가 귀한 시절인 당시 연락 수단도 없기에 어망공장 아내 친구들과 저녁 항남동 포장마차를 찾았고 봉래극장에서 배우 윤정희가 출연한 영화 감상 시절을 떠올렸다.

스무살 청춘들이 항남동과 봉래극장을 다니며 연애를 했고 그렇게 하동과 통영의 선남선녀가 꿈을 키우던 시절이었단다. 남편 정씨는 아내와 함께 인평동과 도천동 등 통영 곳곳에서 식당을 30여 년간 운영해왔다. 남도식당이 서호시장으로 터전을 옮긴지는 불과 한 달이 됐다.

부인 임관순씨는 “서호시장에 새로이 문을 여니 좋은 점은 신선한 재료를 수시로 구할 수 있고, 전통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의 삶의 활력이 고스란히 전달돼 정신 건강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손님을 위해 서호시장 식재료를 구하는 즐거움이 삶의 행복이다”고 했다. 정씨는 “30년간 맛을 내기 위해 살아왔는데 이제는 서호시장에 평생 있고 싶다”고 말했다.

도천동에 위치했던 남도식당은 건물주와의 계약 기간 만료로 인해 2년간의 영업을 끝으로 옮긴 셈이지만 그간 단골들도 추어탕 맛을 따라 서호시장 안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인근 원조시락국, 안도현 시인이 자주 찾는 가마솥 시락국, 만성복국 등 전통 식당들이 즐비한 서호시장 골목길에서 새 터전을 여는데 내외의 음식 맛도 비견할 정도로 일품이라는 평가이다.

도천동에서 식당을 경영할 때는 점심과 저녁이 바빴으나 서호시장에는 새벽과 점심이 분주하다. 임씨는 “남편은 마음씨 착하고 함께 이해해 오랜 기간 살아줘서 고맙다”고 했고 남편 정씨는 “일찍 결혼해 고생만 시켰다. 이해심이 많고 손 맛 좋은 부인이 최고다”고 했다. 슬하에 2남 1녀, 정은아(39), 정은재(35), 정대건(31)씨가 있다.

남도식당은 추어탕 7,000원 전문이다. 어르신들이 먹기에 편하고 밑반찬도 다양해 동서남북 젓가락질이 분주할 정도이다. 명태탕과 낙지볶음도 즐겨 찾는 이들이 있다. 이로 인해 추어탕 요리 비법을 시락국에 심어 그 맛이 서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가마솥과 원조 시락국, 남도식당 시락국의 맛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추어탕은 국산 미꾸라지, 시래기, 들깨, 무청 등이 첨가된다. 새벽 5시에 열고 저녁 6시에 닫는다. 서호동 시락국 골목에 위치해 있다. 177-334번지. 남도식당 055)646-3266

홍경찬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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