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시장 마른 생선 판매 4인방
대 이어 마른 생선 손질하며 40년 이웃사촌

시어머니로부터 이어받았고 친정어머니가 딸에게 넘긴 마른 생선 난전. 생선을 말리고 때와 시기를 알고 돈의 흐름을 꿰뚫는 어머니들이다. 4인방 이웃사촌들을 오가며 지난 9일 동시에 만났다. 서호시장도 시장으로 여행가기 좋은 장소이다. 곰탁곰탁 맛집들이 즐비하다. 서호시장 시락국 맛있고 호루래기 한 접시, 생선 회초장 한점에 왁자 왁자하고 있다.

물어보자 마자 “장사한지 40년이다. 시어머니로부터 또는 친정어머니로부터 삶의 터전을 승계 받았다.”고 했다. 장사를 오래한 이유는 “단골들이 올까봐”였다.

박숙자 씨는 “아프지 않으면 매일 나오고, 나오면 1,000원은 벌자나”라며 까르르 웃으며 나머지 3분도 따라 웃는다.

“돈버는 재미도 허리병이나 관절염, 추위도 아랑곳 없지, 보양식 여름 민어도 말린 민어 찜요리 보약에 비하면 입가심이다”며 권한다.

장사 횟수로만 40년. 올해 74살인 박숙자 씨는 34살때 시어머니로부터 생선 판매 난전을 이어받았다. 그저 열심히 살아오니 40년이 지났는데 애들이 커가니 나이드는 것이 느껴진다며 여전히 현장에 있다는 자부심도 전한다.

슬하에 4명을 다 키워냈지만 남편은 일찍 세상을 등졌다. 아들과 딸의 효자 여행 제안에 매일 새롭다고 한다. 4자녀 모두 통영에 거주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생선 가격이 요동을 치지만 단골들에게는 어림없다. 2만원~2만 5,000원 가격에서 절충을 보고 또 하염없이 값을 깍아 내리는 요구에 맞장구를 치며 맞춘다.

맞은편 강부금 상인은 10년이다. 홀로 영업 한 지 10년이지만 시어머니와는 30년째였다. 그러니 이집도 마른 생선 경력으로만 40년이다. 난전은 자식들 키우는 재미로 평생 업을 지니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찬물에 양말이 젖고 온열기구 없이 근근히 버텨내온 곳. 이들 4인방 거상들은 새벽 5시 출근하지만 요즘은 퇴근이 앞당겨 졌다. 오전 12시, 점심 값 아끼자는 생각이 아니라 즐기면서 생선 팔자는 ‘세월아 네월아’라며 또 웃음 바다를 던진다.

애칭 ‘웅래 엄마’는 故 정평순 시어머니가 물려 준 곳이란다. “며느리가 애손자들이랑 아들이랑 재미나게만 살면 그만이지 더는 바라는 게 없다. 생선장사는 안 물려준다”고 잘라 말한다.

1분에 고기 손질 2마리이다. 말린 생선은 담백하니 맛있고 제사날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생선 찾는 통영의 며느리들은 영원하다는 설며이다.

경수상회 사장은 어머니는 단골들과 가격을 두고 흥정이 오간다. 생선 좋고 가격 적당하니 에누리는 없다며 손사래지만 1,000~2,000원 깍는 3번의 손님 요구에 두손 들어 버린다.

설날 대목을 앞두고 강필애(86) 할머니도 건강한 모습으로 난전을 지키고 있었다. 서호시장 50년 간 생선 장사를 했고 막내딸이 이제 52이니 52년이 훌쩍 지난 셈이다.

▲ 강부금 씨

▲ 웅래 엄마

▲ 박숙자씨

▲ 경수상회 생선가게 사장

홍경찬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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